재이야기/개발자이야기

직장에서는 아무도 미래를 보장해주지 않는다.

재삉 2022. 2. 8. 00:27
반응형

이번 회사에서 지금 약 8개월차가 되어가고있다.

지금은 나름 내 포지션을 잡아 뚝딱뚝딱 열심히 하고는있지만,

처음부터 이 서비스를 담당할 '계획'은 아니였다.

 

'계획'이란 팀장님의 인력배치이다. 

나는 A서비스와 B서비스, 그리고 C서비스중에 하나에 배치될 예정이였는데,

A서비스에 급한 개발건이 추가되어 그쪽으로 급히 투입되었다.

A서비스의 담당개발자분과 고군분투하며 완성해내었다.

내 롤모델은 이 때의 담당개발자님이다.

빠른호흡의 개발실력, 파트너사와의 소통, 문의(질문), 문의(답변),

나와의 싱크맞추기, 수시로 거시적인 시각에서의 문제탐색 등.. 

너무나 대단해보였다.

그 경험을 계기로 나는 A서비스에 투입되어

그 담당개발자님과 합을마추고 그분의 많은걸 배우고싶었다.

 

이때 급하게 투입되어 개발한 경험때문인지, 나는 운이좋게 A서비스에 투입되었다.

(그 후에들었지만, 나에 대한 팀장님의 인력배치계획은 따로 있었다고한다)

 

하지만 내 롤모델님은 그 후 바로 다른 서비스로 투입되어버렸고

나는 이 서비스의 담당개발자가 되었다.

질문 할 때에는 너무 잘 받아주셨지만,

그 분도 바쁘다는것을 알았기에 최대한 혼자서 애써보려 고군분투했다.

 

고군분투하며 제일 힘들었던 것은 코드파악이다.

일단 내가 공부한 기술스택과도 맞지않는 스택이였으며,

별 다른 패턴이랄게 존재하지않았고

(왜 클린코드 및 디자인패턴 및 프레임워크를 쓰는지 알것같았다.)

짧은 호흡의 개발일정과

기술적인 피드백을 거의 받을 수 없는 환경(코드리뷰, 페어프로그래밍 등)이였기 때문에

쌓여올려진 그동안의 코드들은 말그대로 레거시 코드였다.

그렇지만 최대한 깔끔하게 작성해보려한 노력은 나조차도 느껴져서 마음이아팠다.

 

레거시코드는 팀 내에서도 여러 말이 많이 나와있었던것인지

(A서비스뿐만아니라 B서비스도 해당되는 내용이였다)

팀장님도 해당 내용에 대해 알고있었고 추진하고자하셨던 분이였다.

 

실제로 새로운 기술스택이 정해졌고 ( 내가 좋아하는 기술스택이였다! )

(논의당시 기준)다음달부터 진행하면되겠다! 라고 했었는데,

 

조직개편을통해 팀이 합쳐지게되었고 팀장님은 바뀌었다.


팀장님이 바뀌었고, 리팩토링은 아무래도 진행되지않을 듯 싶다.

 

여러가지 생각이든다.

 

따로 누가 밉다거나 그런것이 아닌, 깨달음을 얻은 것 같다.

 

회사에서는 아무도 미래를 보장해주지않는구나.

아니 할 수 없구나.

 

나는 팀장님의 인력배치계획에 맞지않는 업무를 맡게되었고

적극적으로 보고배우고싶은 롤모델은

몇년동안 맡고있던 서비스를 놓고 급히 다른서비스에 투입되었다.

나는 신입몇개월차에 서비스 하나를 맡게되었고

좀 더 나은 개발환경을 약속해줬던 팀장님도

결국 조직개편을 통해 갑자기 연락할 일 없는 타인이되어버렸다.

마지막으로.. 기술스택 변경 및 코드개선을 위한 리팩토링계획은 없던일이 되어버렸다.

 

앞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됐고, 지금 그래서 그걸 당장 받을 수 있나? 가 중요한 포인트인 것 같다.

 

이걸 생각한 이후로

팀장님이나 여타 다른 상위결정권자분들이 제시하는 미래에 대한 비전따위는

연차 적은 사원들을 달래기위한 사기진작의 목적밖에 없는거라 생각이되었고,

(연차 많은 사원들은 알아서 새겨듣지않더라. '뭐 실제로 닥쳐봐야 아는거죠'라는 마인드였다.)

대부분 내 생각이 다 맞았다. 지켜진것.. 글쎄..?

 

환경 및 처우 개선에 대해 이야기를 들을 때...

 

그래서 지금당장 내가 해야하는 일부터 시작인가요?

그래서 지금당장 뭘 해줄 수 있죠?

그래서 지금당장 개선될 수 있는거에요?

명확한 계획이있나요?

계획이있다면, 진행상황을 말씀해주실수는 있나요?

 

회사의 사정이있는거 안다.

그냥 한낱 애송이가 회사를 돌리는것들 중 하나를 알게된것같아 쓴 글이다.

 

괜히 기대하지말자. 닥쳐봐야 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회사에 기대하지말고 내 스스로 내 가치를 높이는 일에 끊임없이 투자하자.

환경이 안맞춰준다면 내가 환경을 바꾸면 되는 것.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