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이야기/개발자이야기

메인 개발자의 첫 서비스 배포까지

재삉 2021. 12. 2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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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개발자인 내가 메인개발자?]

재삉의 팀은 리소스가 턱없이 부족하다.

 

입사한지 얼마 안되었지만 팀 내 메인 서비스의 서브 개발자로 바로 투입되어 백엔드 개발을 수행했던 재삉.

피곤했지만, 나의 롤모델이 메인개발자로 있었기에 의지되었고 함께여서 기뻤다.

또 나의 동기도 서브 개발자로 투입되었던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빠듯한 일정이였지만 좋은 결과를 내었었다.

 

그래,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는 힘들었지만 

나를 성장 시키기에는 좋은 조건이였어!

서브 개발자로서 롤모델 옆에서 진공청소기마냥 모든걸 빨아들여야지.

최고의 서브 개발자가 된 다음, 메인 개발자로 단번에 올라갈거야!!

 

라고 생각했던 재삉.

 

나와 롤모델, 내 동기가 투입되었던 서비스의 다음 개발 일정이 잡혔고,

그 기능의 메인 개발자는 

 

바로 나..였다.

 

메인개발자가 되고는 싶었지만..

좀 많은 부분이 생략된거 아닌가..?? 좀 빠르지않나..??

나는 아직 이 방대한 프로젝트에 어떤 기능이 있는지도 모르고,

심지어는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있는지도 모르고,

파트너사의 도메인지식도 모르는데!?

(내가 맡은 서비스는 파트너사와 진행하는 서비스이다. 따라서 그 파트너사의 API를 비롯한 수-많은 양의 도메인지식이 필수적이다.)

 

아 그렇다면 나의 롤모델님께서 인수인계를 해주시겠구나!!

 

라고 생각했던 재삉.

 

그러나 나의 롤모델이 약 2년동안 맡은 이 서비스의 메인개발직을 내려놓은것은 이유가 있었다.

회사에서 주목받는 신규 서비스의 개발인력으로 투입되었던것이 그 원인이였던 것이다.

어.. 그래서.. 내가봐도 아주아주 바쁘시다.. 

 

그래서.. 어.. 인수인계랄건 따로없었다..ㅎㅎ

나..어떡하지?

 

[유일한 희망 PL님]

다행히도 10년차 개발자분께서 내가맡은 서비스 뿐만아니라 여러 서비스의 PL역할을 맡고계셨기 때문에

모르는것이 생길 때마다 물어볼 수 있었다.

새롭게 조사하고 개발하는것은 물어볼 필요는 없었지만,

기존 프로젝트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나, 기존 프로젝트의 개발패턴에 대해서는 많은 질문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질문하자]

찾으면 금방나올 쉬운 질문을 하는건 실례기에

최대한 찾아보려 애썼지만, 

기존 프로젝트에 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내 질문은 아무리 찾아봐도 닿을 수 없을때가 많았다.

그래서 질문의 주기는 점점 짧아졌고, 개발 일정이 점점 줄어들어 갈때는 말그대로 폭풍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죄송하지만, 지금은 제가 못찾을 수도 있는것을 찾으려 삽질하는것보다 PL님께 여쭤보는게 최선의 선택일걸요!!?'

'데드라인날, 기능체크해보실 때 "아..이건.. 못했습니다..ㅠㅠ"라는 제 대답 들으시는 것 보다 이게 나으실걸요!!?'

라는 마인드. 

따라서 내가 알아보기에는 시간효율이 좋지않을거라 판단한 질문들은 PL님께 명확하게 여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대한 예를 갖추려고 한 나의 정성을 알아봐주신걸까..

PL님께서는 모르는게 있으면 바로바로 질문하셔도 좋다는 말씀을 질문때마다 해주셔서 질문에 대한 내 부담을 낮춰주셨다.

천사실까..?

 

[너무 든든한 기획자님]

개발이 진행됨에따라 이미 완료된 사항들은 기획자분께서 QA를 진행해주신다.

처음에는 메신저로 QA사항을 논했지만,

개발하랴 QA사항 기록하랴 픽스하랴 확인받으랴 정신이 너무없어서

QA목록을 정리하는 위키를 만들어 공유했다. 나나 기획자님이나 만족할만한 방법이였다.

 

QA가 진행될수록 

나를 부들부들하게 만드는 상황을 마주하게 되었다.

'이걸.. 굳이 이렇게할 필요가 있을까.. 아웃풋 대비 개발 리소스가 너무들어가는데..'

위와같은 상황말이다.

 

[기획자님과의 조율이 필요하다]

그래도 신입개발자 재삉. '기획단'에서 정해지고 내려온것은 절대적일 거라는 생각을 갖고있었다.

무조건적으로 지켜져야하는 '사양서'이고 '목표'인 것이니, 내가 갈리는 한이 있어도 해야한다! 라는 생각말이다.

그러나 건강한 협업은 아닌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개발자 입장에서 소모되는 리소스와 다양한 다른 방안들에 대해 제시를 해줄 수 있지않은가.

기획자님께서는 나의 제안을 듣고 판단하여, 필수적이여야 하는 기능은 지키실것이고, 그렇지않다면 조율해주실 것이다.

필수적이지 않은것 같지만, 개발리소스가 과하게 투입될 것 같은 부분 위주로 말씀드렸고, 

그 부분은 대부분 다 조율이 된 것 같다. (오히려 기획자분께서 더 좋은 방향의 아이디어를 주셔서 조율된 경우도 많았다.)

 

개발을 할때랑, QA사항을 픽스할때랑 둘다 많은 리소스를 필요로 하지만

개발과 QA사항픽스가 맞물리는 때가 찾아온다.

그리고 그 시기는 개발 데드라인이 다다를때이다.

이때는 말그대로 Work Life Blending이 찾아온다.

잠자는 시간과 씻고 밥먹는시간을 제외하고는 개발,기획자님과소통,PL님과소통,파트너사와소통 밖에 하지 않았다.

거의 매일 해주던 운동도 못했다. 혹시라도 졸려버릴까봐서 였다.

쪽잠자고 일어나 개발하고, 쪽잠자고 일어나 출근했다.

정말 절망적인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는것이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해야지]

이악물고 하다보면 하나 둘 씩 일은 쳐내지고, 숨통이 틔워진다.

공론되던 이슈들도 하나 둘 Closed되고 '논의결과'를 도출해낸다.

개발된 서비스는 결과로 나타나게 되고,

픽스한 QA사항들은 '수정 확인 완료'체크를 받게된다.

 

배포계획서를 작성하고,

배포일정보다 두 시간 일찍 준비를 마치고

한시간 반 일찍 배포를 진행하여 예상치못한 이슈에 대비하고자 했다.

(나 혼자 일찍와있던거면 배포시간까지 대기를했을텐데,

짜맞춘듯이 기획자분께서도 일찍와주셔서 일찍 배포 후 검수를 할 수 있었다.)

 

배포를 했다.

아무런 이슈사항이 없었다.

서비스는 신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주었다.

최종배포결과를 사내메신저에 공유하였다.

공유된 내용을 보면서 그 동안의 여정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퇴근했어..]

밤새고 6시에 출근해서 너무 피곤하다.

라면으로 떼우고 온 아침밥이 생각나 몸한테도 미안하다.

그러나 뭉클하다.

힘이되어준 PL님과 기획자님께도 너무감사했다.

동료애가 넘쳐난다. 다시한번 감사하다.

혹시 실례를 한게 있다면 죄송하다..

버텨준 몸한테는 다시한번 미안하고 고맙다. (맛있는거 먹여줄게..)

 

너무 열심히 살아봤던 몇주간이였다.

뭐든, 뭐가되었건 중용이 중요하다고 했다.

열심히 몸과 정신을 혹사시켰으니,

오늘은 맛있는걸 먹고 하고싶은걸 하고 푹 자자.

 

맞다. 선인장 물도 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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