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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생 꼬맹이의 하루

재삉 2021. 5. 15.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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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감고있는데 뭔가 밝다.

 

아침이다.

 

밖으로 나와서 놀러간다.

 

목적지는 항상 친구들이 모여있는 놀이터이다.

 

실제 내가 놀았었던 놀이터 뷰를 카카오맵으로 가져왔다. 많이 변했다.

 

매일 보던친구들이 나와 있으면 그 날 하루는 그 친구들과 보낸다.

친구들이 없으면 옆동네를 간다.

 

이곳도 내 구역이였다.

 

옆동네에는 새로운 친구들이 모여있다.

'야 너네 뭐해?' 한 마디면 다 친구가 되었다.

 

이름도 나이도 모른다.

 

그냥 또래들이 모여있으면 말을걸고 같이 놀았다.

 

그때의 나의 하루 용돈은 천원!

 

천원이면 분식집에가서 떡볶이를 사먹고, 오락실에서 오락을 할 수 있다.

아니면 문방구에 가서 불량식품을 사먹고, 장난감을 하나 사서 친구들과 놀았다.

 

주황색 간판이 있는곳은 원래 십수년 동안 문방구가 있었다. 여기뿐만아니라 내가 자주다녔던 문방구위치를 다 찾아보았지만, 이제는 없더라.

 

돌로 길바닥에 그림을 그려 땅따먹기도 했다.

 

땅따먹기 출처 : http://1000ssam.egloos.com/2227817

 

어느날 어울려 지내던 동네 형이 돈있냐고 물었다.

있다고 하자마자 내 손을 끌고 어디론가 갔다.

 

포장된 도로 중간에 

개발되지 않은 숲쪽으로 

어린아이 하나가 지나갈만한 길이 나 있었다.

 

그 형을 따라 들어가보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였다.

 

커다랗게 나눠진 세 공간에

열명이 넘는 내 또래 아이들이 저~높이 점프하며 놀고있었다.

 

어떻게 저렇게 높이도 뛰는지,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난다.

그 공간의 정체는 트램펄린, 우리 동네 용어로는 방방이였다.

 

500원에 2~30분정도밖에 되지않았지만,

너무재미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끝나 돌아가는길에 꼭 한번씩 점프를 해본다.

해본사람은 알겠지만 방방을 탄 후에 평지에 내려와 점프를 하면 정말 느낌이 이상하다.

나와 동네형은 그것마저 재밌다고 평지에서 점프하며 놀았다.

 

가끔 중학생형이나 고등학생형들이랑 어울릴때도 있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참 착하고 순박한 형들이다.

완전히 애기들 놀아준거니까.

 

그 형들의 놀이방식은 정말 놀라웠다.

 

본적도없는 불꽃놀이 셋트 몇개를 어디서 얻어와갖고는

온갖 멋진척을 다하면서 불꽃놀이를 시켜줬다.

근데 참 멋있었다.

 

생각없이 놀다보면 밥시간은 찾아온다.

 

부모님은 항상 바쁘셨기때문에

부모님이 말씀드려놓으셨던 음식점에가서 밥을먹는다.

 

돈은 부모님이 주기적으로 찾아가서 결제하셨다.

 

밥이 먹기싫으면 분식으로 떼우던가,

친구집에서 놀고있었다면 친구집에서 얻어먹는다.

그러다 졸리면 같이 낮잠을 잔다.

 

언제는 내가 친구들 손을 잡고 음식점으로 데려가 밥을먹였다.

친구들은 이게 제일 신기했다고 한다.

밥집에 부모님빼고는 가본적없는 꼬맹이들을

꼬맹이가 데리고 밥을먹인거니까.

 

밥을먹고나서는 평소처럼 이어서 논다.

그러다 보면 참 애석하게도, 해는 저물어간다.

 

내일 봐

이때 쯤 이면 친구들은 하나씩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면 나도 집에 돌아간다.

옷도 많이 지저분해졌고,

배는 고프고,

몸은 피곤하다.

 

그렇지만 동네 조금 더 돌면 친구들이 있을 지 모른다!

조금 더 돌아다닐까 고민을한다.

 

그러나 너무 늦게 들어가면 날은 어두워질 것 이다.

그러면 집에가는길이 너무 무서워진다.

그러니 이만 집으로 들어간다.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

또 놀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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